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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 연재소설[인기작가의 한국현대사 일기] 잔아일기 (제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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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LO 작성일2024-09-14 07:23 조회2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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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중심은배꼽이아니고음분디?

1964.12.6 콜걸 오늘한국대통령으로서는처음으로독일을국빈방문했다.박정희대통령은독일파견광부들이가장많은함보른탄광회사를방문하여한인광부300여명과간호원50여명이모인회사강당에서연설하고노고를치하했는데그자리는눈물바다가되었다.가난한나라의대통령이부자나라의탄광에서파견국민을만난그감회야말로오죽했겠는가! 내가기동대로발령난것은박대통령이서독방문을마치고귀국한직후였다.날씨가풀리면시국이더욱시끄러워질기미가보이는터라기동대의역할은컸다.내자동기동대운동장에서는매일진압훈련이실시되었다. 콜걸 기동대는경찰의정예부대였다.서울경찰청관내어느곳이든상황이터지면우선출동하는부대가기동대였다.다중범죄진압이주업무인기동대야말로젊고튼튼한직원으로선발된가장믿음직스러운조직체였다.그런정례부대도상황이없는겨울철에는우리에갇힌짐승꼴이었다.때문에밤에는일선경찰서로지원근무를나가는경우가많았다.주로폭력배나도범단속같은방범근무나윤락행위같은풍기문란사범단속이업무였다. 나도자주매춘부단속을나가야했다.종로3가나영등포역전같은공창지대는윤락이허용되어있지만손님을유혹하거나강제로끌어들이는호객행위는단속대상이었다.단속된아가씨들은즉결재판에넘겨져구류를살거나벌금을물게되고보호소에수용되기도했다. “여러분은놀러가는게아닙니다.사회기강을세우는중차대한업무수행입니다.단속을소홀히할경우종로일대가썩고서울이썩고나중에는대한민국전체가썩는다는사실을명심하기바랍니다.우리가매춘부를단속하는당위성이바로거기에있습니다.”인솔자의말에멍청한대원하나가아는체를했다. “종로3가같은공창은왜만들었습니까?”단속하려면애초부터왜묵인했냐는편리한질문이었다.인솔자는입술에침을발랐다.자기의유식함을드러낼좋은기회였다. “당연한질문입니다.그렇습니다.아주없앨수없는것이현실입니다.성욕은인간의기본욕망이기때문이죠.거기에공창의의의가있겠습니다만,예를들어대한민국땅을사람의몸뚱이로칩시다.그몸구석구석에번진종기를한곳에만곪도록하면치료가수월할텐데그대책이바로공창입니다.한곳에모아진종기가크게번지지않도록계속치료하는게바로여러분들의업무입니다.그종기를필요악(必要惡)이라고합니다만.”“그럼온몸의종기를한군데로모을곳이어디가적당하다고생각하십니까?”“그야팔다리같은어느한부분이좋겠죠.치료하기가쉬운부위인데다만약곪아도도려내기쉬우니까.”“종로는팔다리가아니고신체의중심부랄수있는배꼽이아닙니까.”“중심은배꼽이아니고음분디?”충청도출신대원이끼어들었다. “그라이까네음부가맑아야팔다리도맑지러.”이번에는경상도가동감을표시했다.이야기가걷잡을수없이흘렀다. 콜걸 “자자자,그만떠들고단속나갈채비나해요.오늘은꼭두건이상실적을올리도록.”인솔자가잡담을막았다.나도사복으로갈아입고출동버스에올랐다.내가배치된곳은종로3가였다.현지에도착한나는피카디리극장뒷골목을천천히걸어갔다.여기저기서남정네를유혹하는장면이목격되었다.하지만먹고살기위해몸을파는그녀들을도저히연행할수없었다.아무리건수위주의단속이라해도연행할마음이내키지않았다.호텔이나여관같은데로불려다니는콜걸이야그래도매춘부중에서부르주아계급에속했다.하지만길바닥에벌벌떨고서서유객하는공창은참으로보기가딱했다.골목구석구석에새떼처럼모여있는매춘부들의모습이눈물겨웠다.그렇다고그냥둘수도없었다.나는한건이라도단속을해야했다.빨리건수를채운대원들은일찌감치대폿집에들어앉아막걸리잔을기울이며추위를달랠것이었다.나는바지주머니에손을쑤셔넣은채슬슬골목을걸어가며참새가달라붙기를바랐다.찬바람이골목을비집고밀려왔다. “쉬었다가세요.”아가씨하나가내팔을끌었다. 콜걸 “이러지마.”나는얼떨결에그녀의팔을뿌리쳤다.단속을해야할사람이단속거리를버린셈이었다.매춘부단속을기피했대서중대한업무포기는아닐성싶었다.도둑과폭력배를열심히잡고데모를열심히진압해온공로자인데그깟매춘부단속을기피했대서징계먹을짓은아니었다.나는단속을포기한채앞만보고걸었다.그때아가씨하나가자꾸찰떡처럼늘어붙었다.그녀는경찰관임을눈치채지못하고내허리를팔로휘감아끌기까지했다.그러다가손끝이허리춤에끼워둔수갑에닿았는지기겁을하며도망쳤다.그아가씨가도망치는모습을보고골목에늘어선다른아가씨들도덩달아후다닥도망쳤다.나는너붓이웃었다. “에이씨,재수없게걸릴뻔했잖아,퉤퉤.”골목저쪽에서달아난아가씨가침을뱉었다.나는그침뱉는짓이밉지않았다.내게침을뱉는그모욕에서숫제연민이느껴졌다. 콜걸 1965.1.31 기동대대기시간이지겹다.오후에는바둑을두다가루터킹목사의글을읽었다. 콜걸 “.....간디를연구한결과나는참된평화주의란악에대한비저항이아니라악에대한비폭력적인저항이라는것을확신했다."  &nbsp1965.2,5 주월한국군군사원조단(비둘기부대)결단식을가졌다.종로에서퍼레이드가열려연예인등이행진하는군인들목에화환을걸어주고도로에는종이꽃가루가날렸다.&nbsp1965.5.27 콜걸 미국방문을마치고귀국하는박정희대통령경호경비를나갔다. 미스강이찾아왔다.그녀는숙대음대생이다.태호와셋이남산에올라가사진을찍었다.태호가처음으로“아빠”한다.&nbsp1966.1.8. 새벽1시.고요한밤이다.나는콧노래를불렀다.“가련다떠나련다어린아들손을잡고,감자심고수수심는두메산골내고향에.....”어느새눈물이흐른다.지독한외로움이다.하지만나는개척할수밖에없다.그꿈이너무크다.헤아릴수없을만큼크다.하지만개척해야한다. 나포레옹의말처럼,번갯불위로미끄러져가야만되는그런의지로투쟁해야된다.내존재목적이뭔지는자세히몰라도,꼭이룰수밖에없는그불후의창조..... 콜걸 1966.7.2 통금이시작된을지로통의정막과낡은라디오에서흘러나오는명상의멜로디가조화를이룬탓인지모처럼조용해진을지로3가파출소가푸른화원처럼여겨진다.여기카오스에서저기코스모스를그리워하는내마음에금방오색꽃이피어난다.하지만그꽃은아름다운꽃이아니라우중충한죽음의모습임을나는잘알고있다.그것이나를탈출시킬에너지다.끊어버리고,부수고,불사르고싶은거대한반항의식에불을지필그힘에나는희망을걸고산다.눈물마저사치라고여겨온내게탈출만이생존조건이다.언제다시돌아갈까,내가떠나온곳으로....그런노스탈쟈는내詩(시))가된다.&nbsp1966.7.3 콜걸 112신고를받고출동하니다섯명이낮술에취해야단이다.그런데그들을제압하다힘이달리는바람에그중하나가시멘트담에얼굴을찧어피가튀었다.순간업무상과실치상이머리를스친다.그들은H부대장교들로서경찰관이다리를걸어넘어졌다고떼를쓴다.하지만서로공직자신분이어서쉽게해결을보았고,오히려그들이미안하다며사과하러왔다. 1966.7.9 콜걸 어젯밤장충체육관에서김일선수가참가하는국제레스링대회경비후귀가해서이일기를쓴다.마침촉촉이내린비가심야의적막을무겁게누르고있다.그때보들레르의시구가화산처럼내가슴속에서폭발한다. “독수리같은손톱으로내가슴을파고....”오태풍아불어라!태산아폭발하라!대지여꺼져라!불꽃이여튀어라!人馬여쓰러져라!독수(毒水)여넘쳐라!찬란한죽음이여!창조의광기여! 콜걸 1966.9.5 &nbsp5일동안대간첩작전을치렀다.비를맞으며망우리공동묘지에서밤을새웠다. 자신의설득력을실험할수있는직종이경찰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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