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 강원도 절 설악산 국립공원 내 속초 신흥사 사찰 관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Jenna 작성일2024-08-24 09:20 조회163회 댓글0건본문
영남알프스 신흥사 산군의 골깊은 곳에 자리한 신흥사(新興寺)는 신라 기림왕 4년(301년) 신본(信本)선사에 의해 창건된 천년고찰입니다. 창건 당시 백여동의 전각이 있던 대사찰이었나, 임진왜란 때 승군의 거점이 되어 왜군과 격전을 치루게 되면서 대광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물이 화재로 소실되고,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광전만이 남아 신흥사의 융성했던 옛 사세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보물로 지정된 신흥사 대광전의 법당 내에는 수많은 벽화들이 그려져 있는데, 그 신흥사 중 단연 백미로 꼽을 수 있는 건 불단 뒷면에 그려져 있는 관음삼존도(觀音三尊圖) 입니다. 나라안 대부분의 절집이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를 독존의 구도를 취하고 있지만, 신흥사의 관음삼존도는 중앙의 수월관음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어람관음(魚籃觀音圖), 왼편에는 백의관음(白衣觀音圖)을 삼존을 구성하고 있어 매우 희귀하고 특별합니다. 벽화는 전체적으로는 검은 바탕에 백색 선묘로 그렸으며, 보살의 머릿결과 정병에 꽂힌 버드나무 가지는 녹색, 그리고 얼굴과 가슴, 손, 발 등은 육색으로 신흥사 채색하여 흑백만의 단조로움을 보완해 주고 있으며, 특히 어람관음도(魚籃觀音圖)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예인데, 이는 중국 당나라 때 어람관음의 연기설화에서 그 시원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화엄경의 입법계품,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에 근거한 고려시대 수월관음의 모습은 18세기를 즈음하여 백의관음으로 보편화 되며, 이는 조선시대의 의복인 백의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고려불화의 수월관음도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정병과 버들잎, 파랑새, 산호초, 대나무 등인데, 신흥사 벽화에는 신흥사 백의관음과 수월관음 사이에는 정병과 버들잎, 어람관음과 수월관음 사이에는 기암과 대나무가 묘사되어 있으며, 그리고 어람관음의 왼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있는데 그 속에는 살아 펄떡이는 잉어 한 마리가 담겨져 있어 눈길을 끕니다. 쉬이 볼 수 없는 어람관음(魚籃觀音圖) 연기설화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당나라 헌종 원화 12년(817)에 섬서지방 사람들은 성질이 난폭하여 도의심이 전혀 없어 질투, 살인 등 사악만을 일삼는 무법 지대였는데, 어느 신흥사 날 바구니에 생선을 담아 파는 아름다운 여인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자 이내 그 지역 청년들은 서로 앞 다투어 아내로 삼으려 싸우게 되는데, 이에 아리따운 그 여인은 청혼해 오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관음경'을 나누어주며 “이 관음경을 하룻밤 사이에 다 외우는 이를 남편으로 섬겨 모시겠다” 고 약속하게 됩니다. 그러자 이튿날 이 관음경을 외운 청년이 수 십 명이나 되자 그녀가 다시 말하기를 신흥사 “내 한 몸으로 어떻게 여러 남자를 섬길 수가 있겠습니까? 이제는 하룻밤 사이에 이 ‘금강경’을 외우시오.” 라며 어제와 같은 약속을 다시 하게 됩니다. 이에 이튿날 아침에 그녀의 앞에서 금강경을 외워낸 청년이 십여명이 되자, 그녀는 하는 수 없이 그들에게 이번에는 ‘법화경’을 나누어 주며 사흘간에 이 경을 다 외우는 분을 남편으로 섬기겠다고 약속했는데, 약속한 다음 날 드디어 그녀의 앞에서 법화경을 신흥사 외워낸 마랑이라는 청년 한 사람만이 남게 됩니다. 마랑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 아름답던 여인은 그만 혼인 날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맙니다. 마랑은 슬픔을 깨물고 그녀의 장의를 치루어 주게 되는데, 그로부터 백일이 지난 뒤에 어느 노승이 나타나서는 “그 아름다운 여인은 관세음보살의 화현일 것이다” “관음보살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어리석은 중생들을 교화한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는데, 신흥사 그 이후로 그곳 사람들은 사악한 모든 부도덕을 물리치고 평화로운 정토를 성취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바로 유명한 어람관음 연기설화입니다.혹여 영남알프스를 찾게 되거든, 혹여 그 골깊은 곳에 자리한 신흥사를 들러게 된다면, 법당 뒤편을 돌아 들어, 관음삼존도를 알현해 보는게 어떨런지, 그리고 각기 다른 모습, 세 관음의 내력을 되짚어 보며, 우리 불화의 아름답고 섬세한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보는건 어떨런지.
신흥사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