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독신크림 나는 한때 독신주의자였다. 물론 그 사실엔 지금도 크게 변함은 없다. 그리고 과거에 내가 독신을 꿈꾸었던 것은 장차 태어날지도 모를 나의 아이가 나와 같은 인생을 살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갖지 않으면 결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없는 거라고 여겼기 때문에 난 좀 외로워도 혼자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특히나 가난해서가 아닌 매일매일 마주치는 인간들의 위선과 속물근성, 부조리한 사회현실 그리고 그 앞에서 늘 좌절하고 꺾여야만 했던 나의 노력과 헌신으로 인해 무척 고되기만 했던 젊은 시절엔 삶에 대한 의지와 세상에 대한 희망마저 처절하게 분질러져 버린 터였다. 그래서 늘 힘 없고, 나독신크림 보잘 것 없는 존재처럼 여겨졌던 나는 끊임없이 상처 받고 분노하며 슬퍼하기만 했다. 나는 나의 아이가 그와 같은 운명을 타고 날까 겁이 났다. 나처럼 그저 그런 삶을 살며 외로이 세상을 원망하고 축복받지 못한 팔자를 저주할까 두려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와 같은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삶의 희망과 즐거움과 혁신과 정의를 추구하며 편력의 길에 올랐다. 남들 시선이나 평가에 개의치 않고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려 노력했고, 대수롭지 않은 일들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살려 애썼다. 그래서 편력의 길은 다른 사람들이 걷는 보통의 길과는 다른 나만의 길이고, 나는 떠돌이 같은 이 나독신크림 삶 안에서 진정한 나의 별을 찾고자 한다. ​ ☆러시아 제 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무덤 위에 지어진 도시다. 지금은 러시아 문화의 수도로 인정받고 있지만, 18세기 초 #표트르 대제가 ‘유럽으로의 창’을 모토로 네바강 삼각주에 위치한 늪지대에 유럽을 본 딴 신도시를 건설한 이후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예카테리나 여제 시절 초절정 전성기를 거치며 유럽을 대표하는 국제 도시로 거듭나면서, 약 200년간 러시아 제국의 명실상부한 수도로서 근대화와 서구화의 상징이 되어 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장기간에 걸친 도시 건설 과정에서 수십만 명의 농노와 수만 명의 #카작인, 현지 원주민, 죄수들, 전쟁 포로 등이 희생되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무덤 위에 나독신크림 세워진 도시’ 혹은 ‘뼈 위에 지어진 도시’라는 비극적인 별칭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겨울이 일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날씨와 바다와 강과 수로에 둘러싸여 축축하고 비린내 나는 대기 탓인지 페테르부르크는 화려하고 장엄한 외관과는 달리 무덤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을씨년스런 이미지가 더 어울리는 듯 하기도 하다. 이와 같은 비극성은 페테르부르크의 역사 문화와 궤를 같이 한다. 비록 짧긴 하지만 봄과 여름의 형용할 수 없이 투명하고 화창한, 말 그대로의 하늘빛 하늘과 네바(러시아어로 네바는 하늘을 뜻하는데, 동시에 페테르부르크를 가로지르며 #핀란드만으로 흘러가는 거대한 강의 이름이기도 하다)강을 보고 있노라면 절대 상상이 되지 않지만, 페테르부르크의 나독신크림 내면엔 낭만과 더불어 우울과 슬픔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혁명 DNA와 관련이 깊다. 실제로 #러시아혁명을 대표하는 사건들인 ‘#데카브리스트의 난’과 ‘#피의 일요일 사건’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의 건설을 알린 ‘#2월 혁명’과 ‘#10월 혁명’ 모두가 다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일어났다. 또한, 러시아에서는 ‘#조국대해방전쟁’이라고 일컫는 2차 대전 당시 독소전쟁 중에는 900일 가까운 나치의 포위 속에서도 끈질긴 저항과 수백만 명에 이르는 민중들의 희생을 통해 당시엔 #레닌그라드로 불렸던 이 도시를 지켜냄으로써,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자체로 러시아인이 지닌 불굴의 용기와 저항 정신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혁명의 가수라고도 할 수 있는 나독신크림 러시아 최고의 록스타 #빅토르 최 역시 이곳에서 나고 자라 활동했으며, 한때 사회주의 혁명 운동에 가담해 시베리아 유형 생활까지 한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또한 자신의 문학 인생을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꽃피웠다. 그래서인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다소 아방가르드적인 문화적 색채가 짙고 길거리 패션 역시 다른 러시아 지역과 비교하면 상당히 파격적이고 세련됐다. 일반의 정서엔 부당한 권력과 힘에 대한 저항과 냉소가 짙게 베어 있으며, 사람들 역시 국수적인 색채가 짙은 모스크바보다는 더 자유분방한 개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러시아 정신의 수도, 문화의 수도를 넘어 구소련 시절로 회귀하며 막장으로 치닫는 푸틴의 러시아를 구원할 최후의 나독신크림 보루가 되길 바라고 있다. 역사적으로 그래왔듯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세계사적 위기와 전환의 시점에 잠들어 있는 땅 러시아를 혁명과 저항을 통해 해방과 구원의 길로 반드시 이끌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염없이 하며 비속을 무작정 걷다보니 어느새 ‘흐람 스파사 나 크로비(храм спаса на крови)’, 즉 ‘#피와 구원 사원’에 이르렀다. 이 사원은 #크림전쟁을 멈추고 농노제를 개혁한 차르 #알렉산더 2세의 피가 실제로 묻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당시 전방위적인 개혁을 통해 거대한 러시아 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2세는 일부 공화주의와 사회주의에 심취한 이들의 폭탄 테러에 의해 이 곳 사원의 창고에서 피를 쏟고 절명했다. 나독신크림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크림반도 일대와 돈바스 지역에서 지금 전쟁을 일으키고 있지만 전보다 더 건재해 보이는 독재자 푸틴과 비교하면 세상의 정의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그리고 올바른 역사의 방향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답답한 현실 속에서 나는 다만 그리스도의 부활을 꿈꾸며 건설된 이 사원의 염원처럼 올바른 이상과 따뜻한 인류애가 억압과 폭압의 정치를 이기는 시대가 빨리 오기를 고대할 따름이다. 참고로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이름에서 스웨덴 단어인 상트는 영어로 세인트, 즉 성인을, 페테르와 부르크는 각각 표트르 대제와 도시를 뜻하는 독일어 단어인데,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명칭은 말 그대로 나독신크림 성스러운 표트르 대제의 도시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