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카라 죽일 놈의 바카라》바카라는 딜러와 플레이어가 먼저 카드 두 장 씩을 나눠 갖고 합이 6 미만이면 한 장을 더 받아, 두 장 또는 3장의 합이 아홉(9) 끝수에 가까운 편이 이기는 게임이다. A,K,Q,J,10 카드는 숫자 합산 시 모두 0으로 계산한다. 게임규칙이 복잡하지 않고 한 게임 소요시간이 짧으며, 대체로 서양보다는 동양의 노름꾼들이 선호한다. ‘원수에게 바카라를 가르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번 바카라에 빠지면 벗어날 수 없어 파멸에 이르고야 만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만큼 중독성이 크다는 것이다. 오현주의 《이 죽일 놈의 바카라》란 장편소설은 ‘단도박(斷賭博)’노력중인 주인공이 바카라에 빠지게 된 경위와 삶이 망가지게 된 자초지종을 써 내려가고 있으며, ‘읽어두기’에는 도박예방 및 중독자치유업무를 담당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소설이 2021년 5월 출간된 이후인 2022.7.19. 기관 명칭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으로 변경됨)의 전화번호도 명기되어 있다.‘사는 게 지루’했던 20대 여자주인공이 처음 드나든 도박장은 마카오의 카지노다. 동행·안내자는 ‘강원랜드에 스스로 출입금지를 요청한’ 뒤 마카오를 드나드는 바카라 재력가 애인으로, 첫 번째 도박자금은 2,000만원이었다. 밑천이 바닥날 즈음 대신 배팅해 18번을 연속 이겨, 본전을 찾고 샤넬 가방을 선물 받는다. 애인은 “니가 죽기 전에 떠오르는 사람이 여기 데려 온 내가 될까봐 겁난다.”라는 말을 남긴다.두 사람 또는 애인의 친구들과 자주 마카오로 가 바카라를 즐겼고, 카지노 거간꾼을 만나 돈을 빌려 도박을 하기도 했다. 1억을 잃은 날 애인의 좌불안석 모습을 목격하고 그와 이별한다. 그리고는 친한 동생과 함께 자신의 돈으로 ‘마카오 원정도박‘에 나선다. 첫 번째 ’자신의 도박‘에서 1000만원을 따 여행경비와 밑천 500만원의 배를 딴다. 술과 도박을 좋아했던 자신과 딴판인 평범한 남자를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한다. 그는 일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무료함을 달래려고 온라인 도박을 시작한다. 남편의 사업이 기울자 집을 팔아 사업자금에 보태고 월세아파트로 이사한다. 남편의 휴대전화를 보니 대출이자 미납, 온통 돈 얘기뿐인 시어머니와의 카톡 등을 보고 자초지종을 물어 부부싸움이 벌어지고 바카라 유산까지 하게 된다. 이혼하고는 온라인 도박에 몰두하게 된다. 또 거금을 딴다. 생활방편으로 바카라전선에 나선다. 술을 마시고 취한다. 대출을 받고 이혼한 남자를 만나 애인이 된다. 애인과 필리핀 카지노를 전전한다. 본전을 찾으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착각한다. 필리핀에서 돈대주면서 도박하게 하는 카지노 안의 개인영업장 정킷(Junket)사업장을 찾는다. 일반객장이 아닌 VIP객장이다. 36시간 계속 게임을 한다. 결과는 올인(빈털터리). 카드를 계속 쪼아 지문이 닳아 출국심사에 애를 먹기도 한다. 여윳돈으로만 노름하던 애인이 결제대금까지 잃고 혼자 귀국하고 자신은 남아 국내 돈을 이체 받아 몽땅 털리기 직전, 기사회생, 거금을 딴다. 잃은 사실까지만 연락받은 애인은 딴 사실을 믿지 않고 자신을 위로한다. 거간꾼(롤링커미션을 받는 중개인)과 식사도중 술을 마셔 ‘스트레스성 공황장애’로 쓰러져 간호사(메딕)를 불러 각종 약이 들어간 링거를 맞고 회복, 귀국한다. 애인에게 청혼하나 거절당하자 헤어지고, 딴 돈과 대출로 아파트를 장만하고 여윳돈으로 사채놀이를 한다. 또 현지 거간꾼을 자신의 아바타(용병)로 바카라 카지노로 보내 대신 노름하도록 해 여윳돈을 잃는다. 아바타게임은 온라인 도박사이트 보다 미니멈이 크다. 사채를 쓴 사람이 자살하자 담보채권을 행사, 회수한다. 여윳돈을 올인하고 술로 지세면서 세상과 단절한다. 평범한 삶을 부러워한다. 삶 자체를 리셋하고 싶어진다. 자살시도를 하고는 엄마에게 전화했다. 달려온 엄마에게 발견되어 수술 후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엄마는 퇴원수속을 밟는다. 상처가 아물 때쯤 전 애인이 면회와 집으로 가면서 결혼하고 새 출발하잔다. 동정받기 싫어 뛰쳐나오니 필리핀 거간꾼이 도박이 아닌 여행오란다. 집을 내려오니 애인이 공항까지 데려다 준다며 기다린다. 출국수속 중 공항에서 도망친다. 애인이 연락해오나 ‘둘 다 노름꾼으로 평범한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결혼이 망설여진다. 취업하고 일에 매진해 단도박을 이어간다. 추근대는 상사 때문에 퇴사하니 도박병이 도져 다시 바카라를 손에 댄다. 온라인 카지노에 발을 담근 것이다. 흑사병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도박중독이다. 애인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하고 아파트 처분한 잔금은 남편에게 맡긴다. 바카라 무료함에서 탈피하고자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데, 시험일 직전에 온라인 바카라에 도전한다. 재발은 보통 작은 베팅으로 시작해 분노베팅으로 허망하게 끝난다. 그럭저럭 시험을 치루고 난 후 고생했다며 남편이 보내준 돈을 밑천으로 다시 온라인 바카라에 손을 댄다. 12배를 딴다. 둘은 필리핀으로 원정도박에 나서 같은 테이블에서 한 팀으로 바카라를 하는데, 재미도 없고 컨디션도 나빠 객실로 돌아온다. 카지노에서 돈 잃는 사람에게 게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 거간꾼과 쇼핑에 나선다. 귀국해서도 심한 감기몸살에 시달린다. 남편의 줄어든 ‘배려와 관심’에 속상한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도박이다.’ 라고 할 만큼 도박중독자가 된 것이다. 1억 따기 생활바카라 프로젝트를 정하고 매일 사이트를 드나든다. ‘이 죽일 놈의 바카라’에 젖어들고 말았다. 매일 이기는 게임이란 세상에 없다. 노름을 끊는 평생숙제는 미완인 채로 산다. 베팅이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이 된 것이다. 보통 노름꾼이 단도박을 결심하는 것은 바카라 올인 당했을 때다. 전 재산을 탕진할 때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돈 빌릴 곳이 없고 빚더미에 앉아서야 도박은 잘못된 것이란 판단을 한다. 돈을 따던 도중에 이 돈이면 충분해 라며 도박장을 뜨는 사람은 없다. 승률이 높아 퇴출예고를 받고 퇴출되기 하루 전날 1억에 500만원 못 미치는 것을 채우려다가 전부 날린 것이다. 돈이 없는 것도, 게임에서 진 것도 참을 수 있었지만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는 일상은 참을 수 없게 된다. 파산에 이르고서야 강제 단도박에 이른다. 세상에 화가 났고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아무런 형체가 없는 게임에 자신의 전부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렸다. 해야 할 도리도 하지 못했다. 사랑도, 가정도, 자존감까지도 노름판에 내주고 말았다. 자살시도의 흉터만 남았다. 도박이 가져다 준 쾌락은 섹스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다. 희망을 품는 순간 모든 것을 앗아가는 것이 바로 이 죽일 바카라 놈의 바카라다. 1억 원의 희망을 잃은 것이 아니라 인생의 내일을 잃은 것이다. 바카라의 노예였고 그것을 따르기 위해 다른 것들을 희생해야만 했다. 대출이자, 카드대금, 원금 상환 등 도박쟁이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하는 길은 ‘도박’이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길임을 깨닫는다. 주어진 벌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뿐이다. 딜링되는 카드패의 숫자에 행복지수가 달렸던 데서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죽을 용기보다 더 지독하게 짜낸 독기로 그저 그런 사람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해야 할 작은 일들에 집중한다. 느리고 답답하고 재미도 없는 단도박이라는 지루한 여정에 들어섰다. 단도박을 한다고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죽일 놈의 바카라》에는 “바카라에서든 어디든 한끝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죽느냐, 사느냐가 한 끝에 달렸다.”, “게임하는 사람은 막상 내 돈으로 배팅한 게임이 지면 한숨도 잘 안 나온다. 계속 지고 있으면 바카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심장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가슴이 조여 오는듯한 고통이 올 뿐이다. 멈추지 않으면 곧 죽을 것 같지만 도박쟁이는 절대로 멈추지 못한다.”, “말이 한판이지 도박쟁이들의 한번만, 한판만, 이번만은 절대로 못 믿을 말이다.”, “도박장에서는 ‘본전만 했으면 원이 없겠다.’라는 생각이 ‘반드시 승리해서 이겨 나가야 한다.’로 바뀐다. 게임 중에는 ‘이 판만 먹으면, 한 번만 더 먹으면’ 하다가 살아서 기어나갈 기회를 수없이 얻고 또 떠나보낸다.”, “호구가 돈을 따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그날따라 필 꽂히는 운 탓이든, 노름꾼한테 돈 따는 기회를 한번이라도 주면 절대로 그 한번으로 멈추는 법이 없다.”, “도박을 시작하고부터는 스릴감과 중독성에 빠져 일상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같은 것은 잊어버렸다. 그저 한방 터지면 기뻤고 잠시 행복했으며, 금세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진정한 갬블러는 멈추는 것을 아는 노름꾼이다.”는 등 중독자나 노름판의 생리를 전하는 문구들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