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여성이미테이션 튜링은 동료들과 술자리에 간다. 도무지 술자리에 어울리질 못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다. 앨런 튜링이 독일군의 암호 기계 이니그마를 깨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온 지도 2년이 넘었다. 앨런 튜링은 기계를 이길 수 있는 건 기계뿐이라고 주장하면서 거대한 암호해독 기계를 고안한다. 크리스토퍼라는 애칭까지 붙여주며 애지중지한다. 크리스토퍼한테도 무리 같았다. 앨런 튜링은 스트레스를 풀러 술자리에 간다. 술자리에서 우연히 독일군의 이니그마 교신 내용을 정리하는 여성 타이피스트를 만난다. 튜링의 동료 휴가 타이피스트한테 추파를 던진다. 휴는 자신만만해하면서 타이피스트한테 다가가서 말을 건다. 작업에 들어간다. 옆자리에 앉은 튜링은 남녀의 대화를 도무지 좇아가질 못한다. 대화엔 정보가 없다. 인사말과 날씨 얘기투성이다. 그런데도 뭔가 소통이 된다. 무의미한 언어 속에 의미들이 숨어 있다. 꼭 암호 같다. ​앨런 튜링은 벌떡 일어선다. 미친 사람처럼 크리스토퍼한테 달려간다. 유레카다. 남녀 사이의 의미 없으나 의미 있는 대화 방식이야말로 암호의 본질이다. 여자가 라면 멀고 갈래요?라고 물으면 라면만 먹고 가란 여성이미테이션 의미가 아니다. 자고 가라라는 의미다. 기계와 달리 인간은 언어에 신호와 소음을 섞는다. 소음처럼 들리는 게 신호일 수도 있고 신호처럼 들려도 소음일 수도 있다. 인간의 특성이다. 그런 신호와 소음이 가장 극적으로 난무하는 대화가 바로 남녀의 작업이다. 앨런 튜링은 암수 작업 현장에서 이니그마 뒤의 인간을 떠올린다. 이니그마를 활용하는 독일인도 애인을 만나는 그런 평범한 인간이라면 교신 중에라도 습관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뿐만 아니라 의미 없는 정보도 흘릴 수밖에 없다. 인사말이든 날씨 얘기든 반복해서 나오는 의미 없지만 의미 있는 대화가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단 말이다. 그 대화가 크리스토퍼한텐 힌트가 될 수 있다. 과연 크리스토퍼는 힌트 몇 개만으로 순식간에 이니그마의 암호문을 풀어내버린다. 영국과 연합군은 이니그마를 도청해서 전황을 뒤집는데 성공한다. 한 사람의 천재가 세상의 흐름을 바꿨다. ​​;은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실존 인물 앨런 튜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특히 튜링이 제2차 세계대전 시절 이니그마 암호 해독에 여성이미테이션 매달렸던 때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사실 이니그마를 깨서 전황을 돌려놓은 건 앨런 튜링의 업적 가운데 극히 일부다. 튜링은 원래 수학자였다. 앨런 튜링은 1936년에 쓴 논문에서 해결할 수 없는 산술 문제를 풀어내는 방법으로 계산 기계라는 공학적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걸 컴퓨티드 머신이라고 불렀다. 컴퓨터였다. 이때 앨런 튜링의 최고 업적 가운데 하나인 기계 알고리즘의 개념을 제시했다. 컴퓨티드 머신의 진짜 핵심은 기계 자체가 아니라 기계가 사고하는 방식이다.&quot앨런 튜링은 아무리 난해한 산술 문제도 결국 숫자인 이상 0과 1로 쪼개진다고 봤다. 물론 무한한 0과 1들은 의미 없는 숫자의 나열일 뿐이다. 이런 숫자의 소음들 속에서 의미 있는 반복을 찾아내는 게 앨런 튜링이 생각한 컴퓨티드 머신의 사고방식이었다. 알고리즘이었다. ​​앨런 튜링이 이렇게 의미 없는 것들 속에서 의미 있는 것을 찾아내는 데 천착했던 건 단지 그가 천재여서가 아니었다. ;에서 앨런 튜링은 동료들과 불화를 겪는다. 점심시간에 동료들은 튜링한테 이렇게 묻는다. 여성이미테이션 배고프지 않아?&quot튜링은 답한다. 난 샌드위치를 사다 줘.&quot배고프지 않냐라는 질문은 같이 밥 먹으러 가자라는 의미다. 아니면 안 고프면 우리끼리 갔다 올게라는 의미다. 기표와 기의가 다른 전형적인 인간의 언어다. 보통 사람들은 다들 알아듣는 말이다. 천재 튜링은 이걸 못 알아듣는다. 배가 고프냐고 물었으니 당연히 샌드위를 사다 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사람들은 의미 없는 대화를 통해 진짜 의미를 전달하곤 한다. 튜링은 그걸 이해 못 하는 사람이었다. 번번이 주변과 소통하는 데 실패한다. 튜링이 의미 없는 언어와 숫자들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그토록 매달렸던 내면적 이유다. 튜링은 세상이란 암호투성이의 그물에 갇힌 한 마리의 나비였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앨런 튜링은 게이였다. 데이비드 리비트가 쓴 평전 ;에서 튜링은 자신이 동성애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던 걸로 그려진다. 적어도 튜링은 게이라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진 않았다. 어느 시대에나 비이성애자라는 정체성은 세상과의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는 게 문제였다. 언제나 세상은 다수의 이성애자들 중심이기 때문이다. 여성이미테이션 이런 튜링의 개성은 휴와 타이피스트의 대화를 남과 다르게 듣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성애자들한텐 뻔해 보이는 장면이 게이인 튜링한텐 특별하게 보였단 얘기다. 게이였기 때문에 튜링은 천재적인 두뇌에 남과 다르게 세상을 보는 눈까지 갖출 수 있었다. 정작 튜링은 전쟁이 끝난 뒤 동성애 혐의로 영국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당시 영국법은 동성애를 형벌로 다스리고 있었다. 결국 10년형과 호르몬 치료 가운데 선택을 강요당한다. 어쩔 수 없이 튜링은 호르몬 치료를 선택한다. 여성호르몬을 투여받은 튜링은 유방이 나온다. 이런 신체 변화에 절망한 튜링은 1954년 6월 7일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자살한다. 향년 42세였다. 한입 베어 문 사과 형상인 애플 로고의 기원이 앨런 튜링이라는 소문이 도는 이유다.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든 스티브 잡스가 앨런 튜링을 존경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앨런 튜링이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라는 사실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군이 이니그마를 풀었다는 사실을 여성이미테이션 전시에도 전후에도 비밀로 했기 때문이다. 이니그마가 깨졌다는 사실을 독일군이 알면 당연히 새로운 암호 기계를 만들 수밖에 없다. 또다시 암호와 씨름해야 한다. 거꾸로 상대방의 비밀을 엿듣는다는 걸 비밀로 하면 그 비밀을 이용해서 비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렇게 연합군이 비밀스럽게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 덕분에 앨런 튜링은 이니그마를 풀어놓고도 스스로 암호화되고 말았다. 튜링의 존재 자체가 비밀이었다. 어쩌면 튜링한텐 꽤 어울리는 삶이었다. 평생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암호 같은 숫자의 세계 속에서 비밀스럽게 살았다. 영국 정부가 IS 수준이었던 시대에 동성애자라는 비밀을 안고 살았다. 게다가 튜링한텐 비밀이 하나 더 있었다. 이니그마를 깼다는 걸 숨기려면 매일 어떤 전투에선 이기고 어떤 전투에선 질지를 계산해야 한다. 상대방한테 들키지 않고 서서히 전황를 역전시키야 하기 때문이다. 합리적이지만 잔인한 선택이다. 누가 죽고 누가 살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튜링의 동료들조차 튜링을 미워하게 된다. ​​자살 직전 튜링이 남긴 마지막 업적은 여성이미테이션 튜링 테스트다. 결국엔 컴퓨터도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믿었다. 인공지능을 예견했다. 튜링 테스트는 기계가 인간처럼 사고하는지 시험하는 기법이다. 인간과 기계가 대화를 나눈다. 인간은 상대가 기계인지 인간인지 모른다. 기계가 자신이 인간이라고 믿게 만들면 테스트 통과다. 인간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면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단 얘기다. 튜링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비인간적인 형벌을 받았다. 세상이 튜링을 인간으로서 대우해 주지 않았단 얘기다. 게다가 튜링은 전쟁 영웅 대접도 못 받았고 스스로도 영웅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의 생사를 확률과 통계로 결정했던 인간적 죄책감에 시달렸다. 세상은 튜링을 인간이 아니라고 손가락질하고 그 스스로도 자신의 인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중 고통에 시달렸단 얘기다. ;은 동성애자 혐의로 취조를 받던 튜링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자신이 했던 일들을 경찰관한테 털어놓는 액자 구성으로 전개된다. 튜링과 경관의 대화는 일종의 튜링 테스트다. 튜링은 마지막으로 묻는다. 제가 기계처럼 보이나요?&quot​​죽기 직전에 앨런 튜링은 친구한테 이런 편지를 여성이미테이션 보냈다. 미래에는 다음 같은 삼단 논법이 사용되지나 않을까 걱정일세. 튜링은 기계가 생각한다고 믿는다. 튜링은 남자와 섹스한다. 고로 기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고통을 담아. 앨런.&quot튜링은 인간과 다른 컴퓨터가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결코 인간처럼 사고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할 수 없었다. 다르다고 해서 인간이 아니라는 세상의 편견에 동의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지난 2012년은 앨런 튜링 탄생 100주년이었다 튜링의 업적과 삶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단지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튜링을 처벌했던 영국 정부가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청원 움직임이 거세졌다. ;에서 앨런 튜링을 연기한 배우 베네틱트 컴버배치까지 서명했다. 결국 2013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영국 여왕은 앨런 튜링을 사면했다. 영국 정부는 정식으로 사과했다. 튜링의 삼단논법은 이렇게 바뀌었다. 튜링은 기계가 생각한다고 믿는다. 튜링도 인간이다. 고로 언젠간 크리스토퍼도 생각하게 된다.&quot크리스토퍼는 튜링이 사랑한 남자의 이름이다. #이미테이션게임 #모튼틸던 #앨런튜링 #베네틱트컴버배치 #키이라나이틀리 #매튜구드 #애플 #기록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