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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용 작성일2005-12-15 00:00 조회7,984회 댓글0건본문
천왕봉으로 봄소풍 가는 아이들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 - 신천초등학교
김미숙 기자 qhaskf79@jinjunews.com
▲ 신천초교 산수유반 아이들이 계곡에서 미술수업을 받고 있다.
“선생님 계속 돌이 말라요.” “선생님 돌이 울퉁불퉁해서 색칠이 잘 안 돼요.”
계곡으로 미술수업을 받으러 나온 신천초등학교 산수유반 아이들의 귀여운 투정들이다. 친구 연우 얼굴을 그리는 송이는 돌이 말라서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연신 선생님을 부르고 연우는 결국 평평한 돌을 찾는다.
지아는 조용히 성실한 붓질을 하더니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빨리 작품을 완성했다.
돌을 스케치북 삼아 친구 얼굴을 그리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전체가 미술실이다. 미술 용품도 자연의 것 그대로이다. 돌로 스케치북을 대신하고 계곡 물에 살짝 붓을 휘저으면 막 건져 올린 봄 햇살 같이 말끔해진다.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에 그림처럼 자리한 신천초등학교(교장 강태룡)는 6학급 57명의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꿈을 키워 가는 작은 학교이다.
신천초교는 면 지역 학교의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것과는 반대로 학생수가 늘어나고 있다. 사시사철 노동력이 필요한 지역적 조건과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싶어하는 학부모들 때문이다. 그들 중에는 주말부부를 자처하며 아이를 신천초교에 보내는 이들도 있다. 또 서울에서 이동수업을 들으러 오는 학생들도 끊이지 않고 줄을 잇는다.
교사들은 여느 학교들을 다녀 보아도 이처럼 심성이 고운 아이들은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칭찬한다.
“흔한 욕 한 번을 하지 않아요. 그만큼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이죠. 남학생과 여학생들도 서로 위해주면서 정말 잘 지낸답니다.”
하지만 그 순진함은 수업시간에 당돌함으로 변해 모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한다. 모두 “저요 저요”손을 든다. 지난해부터는 학교를 방문하는 원어민 교사를 대하는 아이들은 부끄러움은 커녕 이것저것 질문하느라 졸 졸 따라다닌다고 한다.
최근 구현왕릉에 들렀을 때에는 하루에 한 자씩 배운 한자 실력을 발휘하고자 왕릉에 새겨진 글자를 하나 하나씩 읽어나가다 막히는 글자가 나오니 교장선생님을 데리고 와 직접 묻는 적극성을 보였다고.
신천초교는 1교 1특색 사업으로 풍물을 가르치고 있는데 오랜 시간동안 풍물을 해 와서 아이들은 흥을 익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특히 방학 때에는 학부모들과 함께 풍물을 배워 더 즐겁다.
또한 신천초교 아이들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지난 봄소풍 때 학교의 뒷산인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는데 함께 동행하기도 했다. 이런 지역 주민들과의 끈끈한 유대는 운동회 때도 계속되어 결손가정 아이들을 부모처럼 보살피는 등, 그 훈훈함에 교사들의 마음도 뿌듯하다고.
강 교장은 “아이들이 자연을 친구 삼아 항상 뛰어 다녀서 매우 건강하다”며 “그 건강함 속에는 순수함과 적극성이 묻어 있어 학교는 항상 활기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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