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살리고 떠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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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onstar 작성일2005-08-23 00:00 조회8,041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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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신정동에 사는 정태진 씨(46)는 <BR><BR>
매년 8월 4일이 되면 6년 전 암으로<BR><BR>
세상을 떠난 아내의 생일상을 차린다.<BR><BR>
'고향 간 사람'의 생일상을 차리는 <BR><BR>
이유는 무엇일까?<BR><BR>
어떤 사연이 숨어 있기에 <BR><BR>
그러는 것일까? <BR><BR>
아마 아직까지 아내의 죽음을<BR><BR>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것이다. <BR><BR>
<BR>
정씨가 고인이 된 아내를 처음<BR><BR>
만난 건 지난 1987년 4월,<BR><BR>
전북 김제 평야지대에서 농사를<BR><BR>
짓던 그는 영농후계자로 선발돼<BR><BR>
종묘, 농약등의 구입문제로<BR><BR>
종종 상경하곤 했는데<BR><BR>
기차에서 우연히 동석하게 된 <BR><BR>
사람이 아내였다. <BR><BR>
<BR>
그렇게 만난 지 한 달 만에 결혼했고<BR><BR>
정씨는 당시 사회문제가 됐던<BR><BR>
농촌총각 장가 못가는<BR><BR>
서열에서도 빠질 수 있었다.<BR><BR>
비록 농촌에서의 생활이었지만 <BR><BR>
나름대로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냈다. <BR><BR>
아내의 고운 심성에 마을 사람들의<BR><BR>
칭찬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한다. <BR><BR>
<BR>
그러나 이들에게 불행의 그림자가<BR><BR>
다가왔다. <BR><BR>
그해 6월 10일, 농기계 구입을 위해<BR><BR>
기차로 상경한 그는 서울역에서 <BR><BR>
내려 역사를 빠져나오는데<BR><BR>
시위행렬을 보았다. <BR><BR>
'6.10 민주항쟁'의 현장이었다.<BR><BR>
정씨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위대에<BR><BR>
떼밀려 대열에 합류한 후 어느덧 <BR><BR>
시청 쪽으로 발길을 옮기며<BR><BR>
두 팔을 하늘로 향하고는<BR><BR>
독재 타도, 민주 쟁취를 외쳤다. <BR><BR>
<BR>
그러다가 최루탄이 터졌고 정씨는 이를<BR><BR>
피하려다가 넘어지고 말았다.<BR><BR>
정씨는 흩어지는 시위행렬에 무참히<BR><BR>
짓밟혔고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BR><BR>
정신을 차려보니 병상이었고 옆에는<BR><BR>
시골에서 급히 올라온 홀어머니와<BR><BR>
아내가 지키고 있었다.<BR><BR>
<BR>
그 사고 후 한동안 다시 행복한<BR><BR>
나날을 보냈다.<BR><BR>
노환으로 어머님이 돌아가시기도<BR><BR>
했지만 89년에는 2세도 태어났다.<BR><BR>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두통이 <BR><BR>
오기 시작했고 여러 군데 병원을<BR><BR>
다닌 결과 뇌에 이상이 생겼음을<BR><BR>
알게 됐다. <BR><BR>
치매 혹은 알츠하이머병인데 6. 10 <BR><BR>
민주항쟁 현장에서 머리를 다친<BR><BR>
후유증이 이제야 온것이다.<BR><BR>
이때가 1991년이다. <BR><BR>
<BR>
정신착란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BR><BR>
후로 정씨는 망가져갔다.<BR><BR>
완전히 벌거벗은 몸으로 바깥을<BR><BR>
돌아다닐 정도로 온전치 못한<BR><BR>
그의 몸은 늘 상처투성이였다.<BR><BR>
이처럼 심각한 정도의 정신병 환자로<BR><BR>
91년부터 99년까지 8년을 살았으니<BR><BR>
그 동안 가족들의 고충은 말로<BR><BR>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BR><BR>
그러나 아내는 이런 남편을<BR><BR>
지극 정성으로 간호했다. <BR><BR>
<BR>
그동안 아내는 그 많은 농지를 정리해 <BR><BR>
미국의 유명한 정신병원인 '동부 컨퍼런스<BR><BR>
병원'에서 여러차례 치료를 받았다.<BR><BR>
1년에 네 다섯 차례 미국의 병원을 <BR><BR>
오가며 치료를 받는 동안 정신이 오락가락<BR><BR>
하면서 그의 삶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BR><BR>
그러나 아내의 지극정성에 힘입어 정씨는<BR><BR>
차도를 보였고 99년 병원 측으로부터<BR><BR>
완치 판정을 받았다.<BR><BR>
<BR>
정씨는 잃었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BR><BR>
생각했다.<BR><BR>
그러나 1999년 12월 17일 미국에서 <BR><BR>
귀국했을 때 아내는 이미 자궁암 말기<BR><BR>
환자가 되어 병원에 누워 있었다.<BR><BR>
빡빡 깎은 머리에 모자를 쓴 채 <BR><BR>
말 한 마디 나눌 수 없을 정도로<BR><BR>
아내는 죽음의 한 가운데 서 있었다.<BR><BR>
그 동안 남편의 정신병을 고치기 위해 <BR><BR>
자신의 병을 드러낼 수 없었던 것이다. <BR><BR>
<BR>
남편이 멀쩡한 정신으로 돌아온<BR><BR>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BR><BR>
그렇게 누워 있었다.<BR><BR>
아내의 지극 정성으로 즉 아내 덕분에<BR><BR>
정신병을 고치고 다시 태어나는<BR><BR>
순간인데 아내는 이 기쁜 순간을<BR><BR>
누리지 못했다.<BR><BR>
<BR>
남편이 미국에서 돌아온 지 4일 만인<BR><BR>
1999년 12월 21일, 눈을 감지 않으려고<BR><BR>
미간에 잠깐 동안의 미동만 보이다<BR><BR>
아내는 생을 마감했다.<BR><BR>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가 남편을 살리고 <BR><BR>
대신 자신이 떠나 간 것이다. <BR><BR>
<BR>
그 후 남편은 아내의 제사를 지내지 <BR><BR>
않는다고 한다.<BR><BR>
대신 아내의 생일상을 차린다.<BR><BR>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기 <BR><BR>
때문이다. 그래서 정씨가 살아 있는 동안<BR><BR>
제사 대신 아내의 생일상을 차리기로<BR><BR>
한 것이다.<BR><BR>
또 주변에서는 세월이 약이라며 정씨에게<BR><BR>
새로운 삶을 권유하지만 먼저 간 아내를<BR><BR>
배반할 수 없어 혼자 살고 있다.<BR>
<BR>
<BR>
<P align=center>- 파이뉴스 윤태 객원기자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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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세상 많고 많은 사람들 가운데<BR>
'아~ 내 사람이다' 라고 점찍어<BR>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BR>
참으로 놀랍고도 복된 일입니다. <BR>
서로의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BR>
서로서로 보완하여 완성해가는 삶.<BR>
그 인연을 소중히 지켜 가고 있는 <BR>
남편에게, 아내에게,<BR>
사랑의 말을 속삭여 보세요.<BR>
<BR>
<BR>
<IMG src="http://www.m-letter.or.kr/mail/img/1_728.jpg">
<BR>
<BR>
- 삶의 동반자, 당신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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