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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펀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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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산 작성일2006-12-22 00:00 조회8,1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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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사이트에서 퍼온글인데..세밑
혼자 읽기에는 너무 좋은 내용이라 공유하고자 날라 왔는데요
이글을 쓰신 분께는 미안함과 감사의 말을 전해야 겠지요
이하 펀글-----------------------------------------------------------------------

아프리카에 ‘스프링 폭스’라는 산양이 있다고 합니다.
수천 마리가 떼를 지어 사는데 무리 지어 풀을 뜯으며 다니다가
가끔씩 아무런 이유 없이 집단으로 앞으로 달려가 벼랑 아래로 떨어져
몰사하는 어리석은 산양으로 알려져 있는 놈들입니다.
 
수천 마리가 떼 지어 다니면 뒤에 있는 양은 풀을 먹을 수가 없게 됩니다.
앞에 있는 놈들이 다 뜯어 먹거나 발로 밟아 놓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뒤에 있는 양은 앞으로 나아가야만 풀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머리로 앞의 양을 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앞을 막고 있는 양이 한 두 마리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뚫고
나가지 못하므로 그냥 머리로 앞의 양을 밀어대기만 합니다.
뒤에 있는 놈이 미니까 앞에 있는 놈은 다시 자기보다 앞에 있는 놈을 밀고
그 놈은 또 앞에 있는 놈을 밀고......
 
그러다 보니 앞에 있는 놈들의 걸음이 점점 빨라지게 되고
앞에 놈이 점점 빨리 걷다가 뛰게 되니 뒤의 양들도 덩달아 뛰어 갑니다.
앞에 있는 양이 뛰면 뒤에 있는 놈은 천천히 풀을 뜯어먹으면 되는데
양이란 족속은 본래 집단에서 이탈하는 것을 두려워하므로 뒤에 남은 양은
집단에서 쳐지는 것이 겁이나 풀을 뜯어먹지 못하고 앞의 양을 따라 뛰는 겁니다.
 
그러나 양들은 왜 자기들이 뛰는지, 어디로 뛰어가는지를 모릅니다.
양들의 이런 질주는 벼랑을 만나도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질주하던 양들이 벼랑에 이르면 앞의 양은 뒤에서 밀어대니까
벼랑으로 떨어지고 뒤의 양은 앞의 양을 따라 뛰다가 벼랑으로 뛰어내리고......
 
올 한해도 ‘스프링 폭스’ 처럼 앞만 보고 달려온 한해 입니다.
내가 왜 뛰는지, 어디를 향해 뛰는지, 지금 내가 달려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아무런 점검 없이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오기만 했습니다.
제 경우엔, 어쩌면 올 한해만 그렇게 산 것이 아니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본론인 독후감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도서관의 많고 많은 책 중에서 한 두 권의 책을 선택해서 읽다 보면
오래 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책 중에서 근래 읽었던 책 이야길 해보겠습니다.
 
그 책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입니다.
천사 미하일이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사람들이 사는 세상으로 추방됩니다.
그래서 추운 겨울날 길가에 쓰러져 있다가 가난한 구두 수선공 세몬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 함께 살면서 神의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깨닫습니다.
 
그 세가지 질문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다들 읽어보셨던 작품이겠지만 리마인드 삼아 다시 소개하여 봅니다.
 
천사 미하일은 어느 날 하나님으로부터 세상에 내려가 한 여자의 영혼을
데려 오도록 명령 받습니다.
神의 명령을 받은 미하일이 인간 세상에 내려와 보니 그 여인은 병들어
쇠약해진 몸으로 누워있었고 옆에는 쌍둥이 딸들이 젖을 빨고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쌍둥이 딸을 낳은 산모였던 것입니다.
갓난아기 딸들은 엄마 옆에서 꼼지락거리고 있었으나 어머니는 쇠약해진
몸인지라 젖 먹일 기운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천사 미하일이 자신의 생명을 가지러 온 걸 보자 여인은 슬프게 말합니다.
 
“아, 천사님. 남편은 바로 며칠 전 숲에서 나무에 깔려 죽어 장례를 치렀습니다.
친척도 없고 혼자이므로 제가 죽으면 이 갓난아기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습니다.
제발 제 영혼을 데려가지 마시고 이 아이들을 제 손으로 키우도록 해 주세요.
이 아이들은 어미 없이는 살지 못합니다.”
 
천사 미하일은 여인의 간절한 애원을 듣고 차마 그녀의 영혼을 데려가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돌아가 하나님께 아룁니다.
 
“저는 가엾은 산모의 혼을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나무에 깔려 죽었고, 여인은 금방 쌍둥이를 낳고, 자신의 혼을
거두어가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제발 자기의 손으로 갓난아기들을 키울 수
있게 해달라며 어린 아기는 어머니 없이는 단 하루도 살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여인의 혼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라고 사정을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자 그때 하나님은 천사 미하일에게 이렇게 말씀하였습니다.
“다시 내려가 그 산모의 혼을 거두어 오너라.
그러면 그때 너는 내가 말하는 세가지 질문의 답을 알게 되리라.”
神이 말한 그 세가지 물음이 위에 언급한 세가지 질문이지요.
 
神은 천사 미하일에게 이 세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알게 되면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땅에 다시 내려온 천사 미하일은 그 산모의 영혼을 취해 하늘로 올라가는데
그때 갑자기 광풍이 휘몰아치면서, 그 여자의 영혼만 하늘로 올라가고
미하일은 날개가 부러지고 땅에 떨어져 길바닥에 쓰러졌습니다.
그때 가난한 구두 수선공 세몬이 그를 발견하고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벌거숭이 미하일을 감싼 후 자기 집으로 데려갑니다.
 
천사 미하일은 세몬의 집에서 구두 수선을 하며 지내면서
神이 미하일에게 준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씩 깨닫게 됩니다.
맨 처음, 미하일은 세몬의 아내 마트료나와 함께 살면서
첫 번째 물음,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에 대한 답을 깨닫습니다.
 
세상으로 추방되어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던 천사 미하일은 구두 수선으로
겨우 풀칠을 하며 살아가는 세몬의 집에 따라가 그의 아내 마트료나를 만납니다.
그녀는 남편의 구두 수선 수입으로는 자신의 가족들조차 살아가기 빠듯한
살림살이인데 남편 세몬이 건장한 남자를 집에 데리고 들어온 것을 보고는
화가 나서 남편을 구박하며 바가지를 긁습니다.
 
시간이 좀 흐르고 미워하던 미하일과 한집에서 부대끼고 살며 그녀의 마음속에
조금씩 사랑의 마음이 싹터 미하일을 보는 눈이 따뜻하게 변해 갑니다.
그녀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미하일은 인간 내부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알게 된 미하일은 너무 기뻐서
어느 날 마트료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습니다.
 
얼마의 세월이 더 흐른 후, 어느 날 한 부자 사나이가 찾아와 세몬에게
가죽 장화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합니다.
그 사람은 독일산 일등품 가죽을 맡기면서 자기가 신을 가죽 장화가
일년 동안 닳지도 않고, 찢어지지 않는 특제품인 장화로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천사 미하일이 가죽 장화를 주문하는 그 사나이를 쳐다보니 뜻밖에도
그 사나이의 등 뒤에 미하일의 친구인 '죽음의 천사'가 서 있었습니다.
그가 가죽 장화를 주문할 때 세몬과 아내인 마트료나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아무도 그 '죽음의 천사'를 못 보지만 천사 미하일은 그 날이 채 저물기도 전에
그 부자의 영혼은 그의 육체를 떠날 것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이 남자는 일년 신어도 닳지 않고 찢어지지 않는 장화를 만들어달라고 하지만
자신이 오늘 저녁 안으로 죽는다는 걸 전혀 모르지 않는가?’
 
그때 천사 미하일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라는 하나님의 두 번째 물음에 대한 답을 알게 됩니다.
사람에게는 그에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게 허락되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미하일은 두 번째 물음에 대한 답을 알고는 또 한번 싱긋 웃습니다.
 
그 후 6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천사 미하일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산모의 영혼을 취해 올 때
바로 그 옆에 누워있던 쌍둥이 자매들을 맡아 키워온 어떤 부인이
세몬의 집에 찾아와 쌍둥이 자매에게 줄 신발을 주문하러 왔습니다.
그때 그 여인을 말없이 바라보던 천사 미하일은 두 손을 무릎 위에 얹고
그 여인과 쌍둥이 자매에게 세 번째로 싱긋 웃습니다.
 
천사 미하일은 6년이 지난 지금 엄마 없이 자란 그 쌍둥이 자매가
전혀 모르는 부인의 손으로 키워져 손을 잡고 찾아와 가죽신을 주문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 아이들이 어머니가 없어도 잘 자랐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 천사 미하일은 생각했습니다.
 
‘산모가 어린 쌍둥이 자매를 봐서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때 나는 그녀의 말이
옳다고 믿었고 아이들은 어머니 없이는 살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다른 사람이 두 아이를 잘 기르고 있지 않는가?’
 
그때 천사 미하일은 거기에서 살아 계신 神의 그림자를 발견 했고,
세 번째 물음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의 답을 깨닫게 됩니다.
세 번째 물음에 대한 답을 알게 되자 미하일은 다시 천사의 모습으로 바뀌면서
하늘에서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나는 이렇게 깨달았다.
모든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神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기 아이들의 생명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도록 허락되지 않았고
부자도 자신의 내일이 어떤 것인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지 못했다.
저녁때까지 부자가 신는 신발이 가죽 장화인지
아니면 죽은 자가 신는 가죽 슬리퍼인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내가 인간이 되고 나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나 자신의 삶을
이렇게 저렇게 걱정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길을 지나가던 사람(세몬)과
그 아내에게 사랑의 마음이 있어 나를 불쌍하게 여겨 거두어 주었기 때문이다.
 
고아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은 모두가 두 아이를 걱정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혀 남남인 한 여인에게 사랑의 마음이 있어 아이들을 가엾게 여겼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것도 모두가 자신의 일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 각자의 마음속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을 마치고 천사 미하일은 날개를 펼쳐 하늘로 올라갑니다.
 
톨스토이가 이 작품을 통해 말했던 것처럼 나 역시 살아가며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누구나 '사랑'이라는 것이 가득 들어 있다는 그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특히 저는 그것을 꺼내어 베푸는데 익숙지 못해 머뭇거렸습니다.
때로는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색하고, 또한 행동하는 것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올 한해 저는 이곳에서 열 몇 편의 칼럼을 썼습니다.
제가 스프링 폭스였다면, 여러분은 세몬이고 매트료나였습니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여러분들로부터 받았습니다만,
시답잖은 글이 혹여 여러분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듭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새해에도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즐거운 성탄절 지내시기 바랍니다......
‘황금돼지의 해’ 라는 丁亥年 새해에도 행복과 건강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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