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남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청산 작성일2011-05-17 00:00 조회8,145회 댓글0건본문
시민의 짝사랑 오로지 받기만 하는 '나쁜 남자'
|
① 뭔가 줄듯 줄듯 하면서 퍼가기만
|
야구라면 죽고 못 사는 B 양. 그녀는 동네 야구팀 선수 L 군을 사랑했다. L 군이 야구를 못해 욕을 먹을 때에도 B 양의 L 군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신문지를 찢어서 응원 도구를 만들고 비닐 봉지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목이 터져라 L 군의 이름을 외쳤다. 심지어 L 군과 같은 유니폼을 사 입고 L 군의 형, 동생이 한다는 동네 햄버거 가게와 커피 전문점도 애용했다.
B 양은 "우리가 남이가"라며 용돈을 퍼줬지만, L 군과 그의 가족들은 L 양을 특별히 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순진한 B 양이 L 군 가족들에게 이용만 당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B 양의 바보 같은 짝사랑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백화점 등 시장점유율 타 지역보다 월등해도
지역 공헌커녕 사업마다 이권 요구 돈벌이 혈안
"부산서 번 돈 10원짜리 하나까지 챙겨가니…"
■수치로 증명된 롯데 사랑
그렇다. B 양과 L 군의 이야기, 바로 부산시민과 롯데 자이언츠의 이야기다. '야구 도시' 부산의 '롯데' 사랑은 유별나다. 성적이 주로 하위권을 맴돈다고 해서 '꼴데(꼴찌 롯데)'라는 별명을 가진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지역 팬들의 야구 사랑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롯데는 올해 첫 10경기에서 모두 21만 552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8개 구단 가운데 총 관중, 평균 관중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부산시민의 롯데 사랑이 야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화점, 신용카드를 비롯한 롯데 계열사 전반의 시장 점유율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선 2010년 부산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소매유통업 소매동태 조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65%로 신세계 24.5%, 현대 10.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의 전국 시장 점유율 44.1%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롯데카드의 부산시장 점유율도 전국 점유율의 배 수준이다. 롯데카드사가 제시한 2010년 롯데카드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7.5%. 부산시장 점유율과 관련, 롯데카드 측은 "약 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의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역시 타 지역보다 부산에서 급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엔제리너스가 인터넷에 공개한 전국 가맹점 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가맹점은 인구 1천만 명 서울 110개 점(23개 구)의 절반 수준인 54개 점(12개 구)에 이른다.
■부산 기업도 아닌데…
롯데 측은 계열사들의 '형제 마케팅'을 통해 자이언츠, 즉 야구에 대한 부산시민의 사랑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야구 관련 이벤트에 롯데상품권 등 10억 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롯데는 부산 기업이 아니다. 부산에서 태동한 기업도 아니고, 본사도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롯데제과 부산 영업소를 공장으로 착각, 롯데제과의 출발이 부산인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고향도 부산이 아닌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이다.
부산상인연합회 차수길 회장은 "본사가 서울에 있으면 10원짜리 하나까지 서울로 다 올라가지 않느냐"며 "부산에서 번 돈이라면 부산지역 은행에 예치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시가 실시한 '2010년 대형유통기업 지역 기여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경우 1년 이상 장기성 예금 예치나 월 현금 매출액 예치, 급여 통장 활용 실적이 전무했다. 롯데호텔은 심지어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지방세 감면 혜택까지 받았다. 호텔롯데 부산은 부산진구청을 상대로 이미 납부한 지방세를 환급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 지난 2001년 4억4천800여만원의 세금을 돌려받기도 했다.
■롯데는 나쁜 남자?
본보가 진행한 부산의 전문가 및 오피니언 리더 심층 인터뷰에서는 재밌는 비유가 거듭 제기됐다. 일명 롯데의 '나쁜 남자'설. 롯데가 부산시민에게 받은 사랑을 언젠가는 돌려줄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밀고 당기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부산의 한 건축사는 "부산에 큰 기업이 별로 없다 보니 시민들이 대기업 롯데가 부산을 위해 뭔가를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롯데는 부산을 위해 뭘 해 주기보다는 매 사업마다 부산시에 각종 이권을 요구하는 게임을 걸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송을 통한 이권 챙기기, 체납을 반복하는 기업 행태가 부도덕하다는 질타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 중구청을 상대로 한 영도대교 전시관 건립 비용 소송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사 허가를 빨리 받아야 하니까 우선 전시관을 짓겠다고 해 놓고 허가가 나자 마자 전시관 건립 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건축물을 신축한 후 장기간 미등기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던 롯데그룹이 지난 2004년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건물에 대한 세금 30억원을 부산시에 전격 납부한 것 역시 다른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바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 허가다.
부산시의회 모 시의원은 "롯데가 백양산 골프장 허가를 안 내주면 107층을 안 짓겠다고 한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도는 실정"이라며 "롯데는 기업 이익을 위해 부산에 진출해 이권을 챙길 뿐 부산에 기여하는 게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심층기획팀
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
deep@busan.com
B 양은 "우리가 남이가"라며 용돈을 퍼줬지만, L 군과 그의 가족들은 L 양을 특별히 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순진한 B 양이 L 군 가족들에게 이용만 당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B 양의 바보 같은 짝사랑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백화점 등 시장점유율 타 지역보다 월등해도
지역 공헌커녕 사업마다 이권 요구 돈벌이 혈안
"부산서 번 돈 10원짜리 하나까지 챙겨가니…"
■수치로 증명된 롯데 사랑
그렇다. B 양과 L 군의 이야기, 바로 부산시민과 롯데 자이언츠의 이야기다. '야구 도시' 부산의 '롯데' 사랑은 유별나다. 성적이 주로 하위권을 맴돈다고 해서 '꼴데(꼴찌 롯데)'라는 별명을 가진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지역 팬들의 야구 사랑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롯데는 올해 첫 10경기에서 모두 21만 552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8개 구단 가운데 총 관중, 평균 관중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부산시민의 롯데 사랑이 야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화점, 신용카드를 비롯한 롯데 계열사 전반의 시장 점유율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선 2010년 부산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소매유통업 소매동태 조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65%로 신세계 24.5%, 현대 10.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의 전국 시장 점유율 44.1%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롯데카드의 부산시장 점유율도 전국 점유율의 배 수준이다. 롯데카드사가 제시한 2010년 롯데카드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7.5%. 부산시장 점유율과 관련, 롯데카드 측은 "약 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의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역시 타 지역보다 부산에서 급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엔제리너스가 인터넷에 공개한 전국 가맹점 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가맹점은 인구 1천만 명 서울 110개 점(23개 구)의 절반 수준인 54개 점(12개 구)에 이른다.
■부산 기업도 아닌데…
롯데 측은 계열사들의 '형제 마케팅'을 통해 자이언츠, 즉 야구에 대한 부산시민의 사랑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야구 관련 이벤트에 롯데상품권 등 10억 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롯데는 부산 기업이 아니다. 부산에서 태동한 기업도 아니고, 본사도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롯데제과 부산 영업소를 공장으로 착각, 롯데제과의 출발이 부산인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고향도 부산이 아닌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이다.
부산상인연합회 차수길 회장은 "본사가 서울에 있으면 10원짜리 하나까지 서울로 다 올라가지 않느냐"며 "부산에서 번 돈이라면 부산지역 은행에 예치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시가 실시한 '2010년 대형유통기업 지역 기여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경우 1년 이상 장기성 예금 예치나 월 현금 매출액 예치, 급여 통장 활용 실적이 전무했다. 롯데호텔은 심지어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지방세 감면 혜택까지 받았다. 호텔롯데 부산은 부산진구청을 상대로 이미 납부한 지방세를 환급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 지난 2001년 4억4천800여만원의 세금을 돌려받기도 했다.
■롯데는 나쁜 남자?
본보가 진행한 부산의 전문가 및 오피니언 리더 심층 인터뷰에서는 재밌는 비유가 거듭 제기됐다. 일명 롯데의 '나쁜 남자'설. 롯데가 부산시민에게 받은 사랑을 언젠가는 돌려줄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밀고 당기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부산의 한 건축사는 "부산에 큰 기업이 별로 없다 보니 시민들이 대기업 롯데가 부산을 위해 뭔가를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롯데는 부산을 위해 뭘 해 주기보다는 매 사업마다 부산시에 각종 이권을 요구하는 게임을 걸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송을 통한 이권 챙기기, 체납을 반복하는 기업 행태가 부도덕하다는 질타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 중구청을 상대로 한 영도대교 전시관 건립 비용 소송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사 허가를 빨리 받아야 하니까 우선 전시관을 짓겠다고 해 놓고 허가가 나자 마자 전시관 건립 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건축물을 신축한 후 장기간 미등기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던 롯데그룹이 지난 2004년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건물에 대한 세금 30억원을 부산시에 전격 납부한 것 역시 다른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바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 허가다.
부산시의회 모 시의원은 "롯데가 백양산 골프장 허가를 안 내주면 107층을 안 짓겠다고 한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도는 실정"이라며 "롯데는 기업 이익을 위해 부산에 진출해 이권을 챙길 뿐 부산에 기여하는 게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심층기획팀
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
deep@busan.com
야구라면 죽고 못 사는 B 양. 그녀는 동네 야구팀 선수 L 군을 사랑했다. L 군이 야구를 못해 욕을 먹을 때에도 B 양의 L 군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신문지를 찢어서 응원 도구를 만들고 비닐 봉지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목이 터져라 L 군의 이름을 외쳤다. 심지어 L 군과 같은 유니폼을 사 입고 L 군의 형, 동생이 한다는 동네 햄버거 가게와 커피 전문점도 애용했다.
B 양은 "우리가 남이가"라며 용돈을 퍼줬지만, L 군과 그의 가족들은 L 양을 특별히 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순진한 B 양이 L 군 가족들에게 이용만 당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B 양의 바보 같은 짝사랑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백화점 등 시장점유율 타 지역보다 월등해도
지역 공헌커녕 사업마다 이권 요구 돈벌이 혈안
"부산서 번 돈 10원짜리 하나까지 챙겨가니…"
■수치로 증명된 롯데 사랑
그렇다. B 양과 L 군의 이야기, 바로 부산시민과 롯데 자이언츠의 이야기다. '야구 도시' 부산의 '롯데' 사랑은 유별나다. 성적이 주로 하위권을 맴돈다고 해서 '꼴데(꼴찌 롯데)'라는 별명을 가진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지역 팬들의 야구 사랑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롯데는 올해 첫 10경기에서 모두 21만 552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8개 구단 가운데 총 관중, 평균 관중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부산시민의 롯데 사랑이 야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화점, 신용카드를 비롯한 롯데 계열사 전반의 시장 점유율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선 2010년 부산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소매유통업 소매동태 조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65%로 신세계 24.5%, 현대 10.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의 전국 시장 점유율 44.1%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롯데카드의 부산시장 점유율도 전국 점유율의 배 수준이다. 롯데카드사가 제시한 2010년 롯데카드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7.5%. 부산시장 점유율과 관련, 롯데카드 측은 "약 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의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역시 타 지역보다 부산에서 급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엔제리너스가 인터넷에 공개한 전국 가맹점 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가맹점은 인구 1천만 명 서울 110개 점(23개 구)의 절반 수준인 54개 점(12개 구)에 이른다.
■부산 기업도 아닌데…
롯데 측은 계열사들의 '형제 마케팅'을 통해 자이언츠, 즉 야구에 대한 부산시민의 사랑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야구 관련 이벤트에 롯데상품권 등 10억 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롯데는 부산 기업이 아니다. 부산에서 태동한 기업도 아니고, 본사도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롯데제과 부산 영업소를 공장으로 착각, 롯데제과의 출발이 부산인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고향도 부산이 아닌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이다.
부산상인연합회 차수길 회장은 "본사가 서울에 있으면 10원짜리 하나까지 서울로 다 올라가지 않느냐"며 "부산에서 번 돈이라면 부산지역 은행에 예치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시가 실시한 '2010년 대형유통기업 지역 기여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경우 1년 이상 장기성 예금 예치나 월 현금 매출액 예치, 급여 통장 활용 실적이 전무했다. 롯데호텔은 심지어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지방세 감면 혜택까지 받았다. 호텔롯데 부산은 부산진구청을 상대로 이미 납부한 지방세를 환급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 지난 2001년 4억4천800여만원의 세금을 돌려받기도 했다.
■롯데는 나쁜 남자?
본보가 진행한 부산의 전문가 및 오피니언 리더 심층 인터뷰에서는 재밌는 비유가 거듭 제기됐다. 일명 롯데의 '나쁜 남자'설. 롯데가 부산시민에게 받은 사랑을 언젠가는 돌려줄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밀고 당기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부산의 한 건축사는 "부산에 큰 기업이 별로 없다 보니 시민들이 대기업 롯데가 부산을 위해 뭔가를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롯데는 부산을 위해 뭘 해 주기보다는 매 사업마다 부산시에 각종 이권을 요구하는 게임을 걸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송을 통한 이권 챙기기, 체납을 반복하는 기업 행태가 부도덕하다는 질타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 중구청을 상대로 한 영도대교 전시관 건립 비용 소송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사 허가를 빨리 받아야 하니까 우선 전시관을 짓겠다고 해 놓고 허가가 나자 마자 전시관 건립 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건축물을 신축한 후 장기간 미등기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던 롯데그룹이 지난 2004년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건물에 대한 세금 30억원을 부산시에 전격 납부한 것 역시 다른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바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 허가다.
부산시의회 모 시의원은 "롯데가 백양산 골프장 허가를 안 내주면 107층을 안 짓겠다고 한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도는 실정"이라며 "롯데는 기업 이익을 위해 부산에 진출해 이권을 챙길 뿐 부산에 기여하는 게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심층기획팀
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
deep@busan.com
B 양은 "우리가 남이가"라며 용돈을 퍼줬지만, L 군과 그의 가족들은 L 양을 특별히 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순진한 B 양이 L 군 가족들에게 이용만 당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B 양의 바보 같은 짝사랑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백화점 등 시장점유율 타 지역보다 월등해도
지역 공헌커녕 사업마다 이권 요구 돈벌이 혈안
"부산서 번 돈 10원짜리 하나까지 챙겨가니…"
■수치로 증명된 롯데 사랑
그렇다. B 양과 L 군의 이야기, 바로 부산시민과 롯데 자이언츠의 이야기다. '야구 도시' 부산의 '롯데' 사랑은 유별나다. 성적이 주로 하위권을 맴돈다고 해서 '꼴데(꼴찌 롯데)'라는 별명을 가진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지역 팬들의 야구 사랑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롯데는 올해 첫 10경기에서 모두 21만 552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8개 구단 가운데 총 관중, 평균 관중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눈여겨볼 점은 부산시민의 롯데 사랑이 야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화점, 신용카드를 비롯한 롯데 계열사 전반의 시장 점유율이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선 2010년 부산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소매유통업 소매동태 조사'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65%로 신세계 24.5%, 현대 10.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의 전국 시장 점유율 44.1%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롯데카드의 부산시장 점유율도 전국 점유율의 배 수준이다. 롯데카드사가 제시한 2010년 롯데카드의 전국 시장 점유율은 7.5%. 부산시장 점유율과 관련, 롯데카드 측은 "약 1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의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역시 타 지역보다 부산에서 급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엔제리너스가 인터넷에 공개한 전국 가맹점 현황에 따르면 부산의 가맹점은 인구 1천만 명 서울 110개 점(23개 구)의 절반 수준인 54개 점(12개 구)에 이른다.
■부산 기업도 아닌데…
롯데 측은 계열사들의 '형제 마케팅'을 통해 자이언츠, 즉 야구에 대한 부산시민의 사랑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의 경우 올해 야구 관련 이벤트에 롯데상품권 등 10억 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롯데는 부산 기업이 아니다. 부산에서 태동한 기업도 아니고, 본사도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롯데제과 부산 영업소를 공장으로 착각, 롯데제과의 출발이 부산인 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고향도 부산이 아닌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이다.
부산상인연합회 차수길 회장은 "본사가 서울에 있으면 10원짜리 하나까지 서울로 다 올라가지 않느냐"며 "부산에서 번 돈이라면 부산지역 은행에 예치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마저도 미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시가 실시한 '2010년 대형유통기업 지역 기여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경우 1년 이상 장기성 예금 예치나 월 현금 매출액 예치, 급여 통장 활용 실적이 전무했다. 롯데호텔은 심지어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지방세 감면 혜택까지 받았다. 호텔롯데 부산은 부산진구청을 상대로 이미 납부한 지방세를 환급해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 지난 2001년 4억4천800여만원의 세금을 돌려받기도 했다.
■롯데는 나쁜 남자?
본보가 진행한 부산의 전문가 및 오피니언 리더 심층 인터뷰에서는 재밌는 비유가 거듭 제기됐다. 일명 롯데의 '나쁜 남자'설. 롯데가 부산시민에게 받은 사랑을 언젠가는 돌려줄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밀고 당기기'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부산의 한 건축사는 "부산에 큰 기업이 별로 없다 보니 시민들이 대기업 롯데가 부산을 위해 뭔가를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롯데는 부산을 위해 뭘 해 주기보다는 매 사업마다 부산시에 각종 이권을 요구하는 게임을 걸고 있다"고 꼬집었다.
소송을 통한 이권 챙기기, 체납을 반복하는 기업 행태가 부도덕하다는 질타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산 중구청을 상대로 한 영도대교 전시관 건립 비용 소송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사 허가를 빨리 받아야 하니까 우선 전시관을 짓겠다고 해 놓고 허가가 나자 마자 전시관 건립 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건축물을 신축한 후 장기간 미등기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던 롯데그룹이 지난 2004년 롯데호텔과 롯데쇼핑 건물에 대한 세금 30억원을 부산시에 전격 납부한 것 역시 다른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바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영업장 허가다.
부산시의회 모 시의원은 "롯데가 백양산 골프장 허가를 안 내주면 107층을 안 짓겠다고 한 이야기도 공공연히 나도는 실정"이라며 "롯데는 기업 이익을 위해 부산에 진출해 이권을 챙길 뿐 부산에 기여하는 게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심층기획팀
이재희·박세익·이자영 기자
deep@busan.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