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뜬
별들을 징검다리 삼아
조각달이 천천히 떠 간다
지금은 어둠 안에서
멈춘 나만의 시간
하지만 탁상시계는
철저히 나를 배반하며
한치의 두려움 없이
예리한 각도로 어둠 속
가을을 갉아먹고 있다
멀리 마지막 열차가
강변 철길 뒤로
버리고 떠난 어둠에
한 무리 별들이 내려앉아
밤새워 기차놀이 하다가
새벽 진주발 서울행
기적소리에 놀라
물안개 속으로 숨는다
별 떠난 빈 자리
이제 다시는 이별이
눈물 되어 보이지 않게
돌아서서 감추고 있지만
잎 진 가지에
이슬처럼 흐르는 눈물은
새벽 잠에서 막 깬 바람만
또 흔들어 주며
혼자서 달래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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