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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산 작성일2006-08-03 00:00 조회8,0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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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기계공고 '특목반'의 특별한 시도
기술영재 프로젝트
기숙사 합숙 방학도 없어
외부강사 초빙 교수 특강
동문회에서 돈 모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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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부산 해운대구 우1동 부산기계공고 학생들이 학교 내 종합실습관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운용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2일 부산 해운대구 우1동에 위치한 부산기계공고 도서관. 학생 22명이 수학 공식이 적힌 칠판을 주시하며 교사의 설명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교사나 학생들의 학습 열기가 뜨거워 방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들 학생은 '기술영재'를 꿈꾸는 미래의 명장들이다.

부산기계공고는 올해 초 1학년생 재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내신성적, 배치고사, 창의력 검사 등을 거쳐 22명의 우수 학생을 선발, 지난달 3일부터 기술영재 학급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는 전국의 국립기계공고뿐 아니라 일반 실업계고 가운데서도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기술영재 학급 시범운영을 도입한 것은 현재 영재교육진흥법상 영재의 영역이 과학 예술 체육 등에 국한돼 있어 앞으로 기술영역도 포함시켜 기술영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자는 취지에서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합숙하면서 밤 11시까지 국어논술, 수학, 영어수업을 받고 토요일에는 전공강의(전기이론, 컴퓨터 프로그래밍)를 별도로 수강한다. 방학이 시작되고 3일만 쉬었을 뿐이다.

수업을 맡고 있는 교사는 교내 8명과 외부강사 2명 등 총 10명. 토요일에는 기술명장과 대학교수들을 초빙, 특강을 실시한다.

이 수업을 받고 있는 김인표 군은 "인문계에 다니는 친구들은 학원에 다니지만 기술영재 학급에서 전공과 교과목을 동시에 수업받을 수 있어 좋다"며 "전자기계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분야의 전문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측이 기술영재에 눈을 돌린 것은 과학영재들이 만든 기술이나 발명품을 상업화시킬 수 있는 인재들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과학이론이 생활 속에서 응용되도록 연계고리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키워보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갈수록 위축돼가는 실업계고의 자구책이기도 하다. 국립부산기계공고는 70~80년대 전국의 가난한 수재들이 기술한국에 대한 꿈을 불태우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 동안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실업계 고교의 위상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 학교의 기술영재교육에는 제도화를 통해 실업교육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기술교육이 특성화란 미명 아래 빛을 바래가고 있는 현실에서 명장들의 요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인 셈이다.

이런 뜻이 모아져 교직원을 비롯해 동창들까지 힘을 모아 6000만 원을 마련, 강사료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영재 학급은 학교 자체적으로 시범실시하기 때문에 지원금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부산기계공고 오영복 교장은 "학생들이 앞으로 명문대 이공계 진학이나 대기업 스카우트, 해외유학 등 여러 진로로 나갈 수 있도록 만들 방침"이라며 "2년간의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부에 건의해 2008년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기술영재가 추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술영재란

과학 수학 등 기초과학에 집중된 수월성 교육이 응용과학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등장한 용어. 그동안 기초과학자들이 이론이나 실험을 통해 이룬 업적들이 상업화에는 뒤떨어진다는 평이 대학 이공계나 산업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과학영재들이 이론과 실험으로 제품을 개발하면 기술영재는 상업화로 이끄는 작업을 맡게 된다.


오혜숙 기자 oh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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