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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우산악회


배달된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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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006-03-09 00:00 조회8,1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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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멕시코 주의 라비타에 사는 알폰스 할아버지는 소포를 받느라 분주하다.

 “할아버지, 제 양말 한 짝을 담아 보내니 다른 한 짝을 좀 찾아 주세요.”

“할아버지를 위해 양말들을 보냅니다.”

 

소포 안에는 이런 편지가 들어 있는데, 내용물은 하나같이 양말 한 짝뿐이다.

알폰스 할아버지는 짝 없는 양말만 모으는 괴짜 수집왕이다.

창고는 짝 잃은 양말들로 가득하다.

냄새풍기는 양말들로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말들은 할아버지

벽에 하나둘씩 걸려 수백 개에 이르렀고 할아버지 이야기가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뒤로 라비타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짝 없는 양말을 보내 와 수천 개에 이르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없어진 양말 한 짝을 찾아 달라는 편지를

참 많이 보내왔는데도 아직까지 할아버지는 한 번도 짝 맞춘 한 켤레를

주인에게 돌려보내 준 적이 없다.

 

수천 개의 양말이 있지만 제 짝이 맞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알폰스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아마도 이곳은 짝 없는 외로운 양말들만이 올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알폰스 할아버지는 외로운 양말들을 위해 ‘짝 없는 양말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들을 소중하게 관리하며 보살피고 있다.

 

비록 보잘 것없는 짝없는 양말이지만 하나둘

모아져 의미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지면서 

그곳을 찾은 관람객들도 짝 잃은

양말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 한몫하고 있다.

 

                         미 사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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